지난주에 음해용 성도님의 천국 환송 예배를 드렸습니다. 또 유승근 집사님의 유가족을 만나 천국 환송 예배를 준비했습니다. 2024년 들어서 천국에 가는 성도님들이 갑자기 늘어난 느낌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같이 예배드리며 교제했던 분들이라 허전하기 그지없습니다. 성도님들의 천국행을 지켜보며 인생이 나그네임을 절감합니다. 잠시 왔다가 가는 것이 인생임을 깨닫습니다. 여행을 해보면 참 아름다운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좀 더 머물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도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상이 아무리 좋아도 본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오늘이라도 가야 합니다. 머물고 싶다고 고집을 피울 수 없습니다. 이 땅에 잠시 머물다가 떠날 나그네라는 의식을 갖고 살기를 바랍니다.
나그네는 ‘자기 고장을 떠나 다른 곳에 임시로 머무르고 있거나 여행 중에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영어는 ‘Pilgrim(순례자)’으로 표현합니다. 행선지가 분명하면 여행은 순례가 됩니다. 우리는 천국을 향해 나아가는 순례자입니다. 이 세상은 우리가 영원히 거주할 곳이 아닌 떠나야 하는 체류지입니다. 다윗은 “세상에 있는 날이 그림자 같아서 머무름이 없나이다.”(대하 29:15)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림자는 잠깐 있다가 사라집니다. 우리 인생도 잠시 있다가 떠나야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언젠가 떠날 날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어쩌면 그날이 오늘이 될 수도 있고, 내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인생이 천국을 향해 나아감으로 방황이 아닌 순례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나그네로 살려면 여행길에 과도한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집착을 버려야 합니다. 나그네답게 단순하고 가볍게 사시길 바랍니다. 지혜로운 여행자는 짐을 최대한 줄입니다. 짐이 많으면 짐을 이동하고 보관하느라 신경이 쓰입니다. 그래서 여행의 즐거움과 재미를 놓치기 쉽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가져갔다가 사용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다시 가져온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짐만 되어 불편만 초래했습니다. 인생 여행도 동일합니다. 세상 소유에 너무 집착하면 근심과 괴로움이 많습니다. 세상 소유가 너무 많으면 천국 가는 길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때가 되면 다 두고 가야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값있고 의미 있게 사용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나그네’를 ‘나와 너(네) 사이에 그가 계신다.’로 풀어서 설명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나그네가 불행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님으로 인해 함께하는 이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행길에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시기를 바랍니다. 여행길에서 만나 함께 믿음의 길을 걷는 성도님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잠시 머물다가 가는 장소도 소중히 여기시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떠난 자리에 아름다운 향기가 솔솔 풍겨나기를 바랍니다. 천상병 시인은 그의 시 ‘귀천’에서,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라고 했습니다. 이 세상을 아름다운 소풍처럼 살면 좋겠습니다. 소풍이 끝나고 하늘 아버지 집으로 꼭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아버지 집에 가면 여행에 관해 보고해야 합니다. 인생 여행 보고를 잘할 수 있도록 준비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