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비가 오면 저는 먼저 집 근처의 배수구를 확인합니다. 배수구가 쓰레기 더미에 막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배수구가 막히면 도로에 물이 차고, 자칫 아파트 주차장으로 물이 들어옵니다. 빗물을 따라 쓰레기들이 떠내려오는 것을 보면서, 나부터 쓰레기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신학자 조반니 파피니(Giovanni Papini)는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우리가 정말 깨어 살지 않으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이 세상을 오염만 시키다가 떠나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종이컵, 옷, 가구, 집기 등 엄청나게 많은 것을 소비했습니다. 우리가 깨어있지 않으면 소유가 많아질수록 세상을 더럽히다 떠나고 맙니다. 적어도 내가 있는 곳의 한 부분만큼은 깨끗하게 하겠다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이 없으면, 세상만 오염시키다 떠나는 무의미한 존재가 되고 맙니다. 

  예수를 믿는 것은 나 혼자 예수 믿고 구원받아 천국 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호출 전까지 이 세상에서 부대끼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합니다. 이 땅을 초월하여 살 수 없기에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세상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5장 13절에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의 소금이라는 말은 우리가 부패해 가는 세상, 썩어가는 세상의 희망이라는 말입니다. 우리로 인해 이 세상이 살맛 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를 보고 예수 믿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사람에게 실망해서 신앙을 떠난 사람은 많아도 예수님께 실망해서 신앙을 떠난 사람은 적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신앙인인 동시에 생활인입니다. ‘신앙’생활만큼이나 ‘생활’신앙도 중요합니다. 진짜 신앙은 일상에서 형성됩니다. 각자 일상에서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하시기를 바랍니다.

  믿음 좋은 사람들 때문에 공동체가 어려움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믿음이 좋다고 하는데, 그 사람 때문에 공동체가 힘들어집니다. 이상하게도 예수를 잘 믿는 사람들은 자기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웃의 인생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자신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철저히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 줍니다. 예수를 잘 믿는 사람일수록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약속을 잘 지키고 정직하며, 질서에 순종할 뿐만 아니라, 맡겨진 일을 최선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예수를 잘 믿는 것은 하나님과 케미가 잘 맞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과도 케미가 잘 맞아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와 사람 앞에서 믿음이 같이 작동하는 사람이 진짜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는 멋진 풍경을 보고 감탄하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아름다울 때는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그가 속한 공동체의 풍경이 되는 사람입니다. 공동체가 힘들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 일을 맡기셨습니다.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눈부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기를 바라십니다. 우리로 인해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한 사람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에 세상이 변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천국의 맛을 보여주는 소금 같은 사람들입니다. 소망 없는 세상을 천국으로 바꾸어가는 슈퍼 히어로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